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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동물원' 다시 문 연다…4년만에 새음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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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7/25 (1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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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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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2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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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다시 문 연다…4년만에 새음반
[속보, 연예] 2003년 12월 11일 (목) 17:00
1만장내 한정발매 시같은 가사 여전
"음반 마무리 하려 40시간 한숨 못자"
[조선일보 한현우 기자] 1980~90년대의 추억을 묻어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룹 ‘동물원’을 안다. 이 포크 그룹이 처음 불렀고, 김광석이 다시 부른 노래에 맞춰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썼던 청춘이 몇이며,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우연히 옛사랑 그녀를 맞닥뜨릴 상상에 젖은 고독남은 또 몇이었던가.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은 이들, 동물원이 9번째 음반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 다음주에 내놓는다. 8집 ‘동화’ 이후 무려 4년 만이다. 이들은 27, 28일 잠실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새 음반을 내놓은 기념공연도 연다.
현재 동물원은 유준열·박기영·배영길 3명이다. 1988년 데뷔할 때 7명이었던 그룹은 98년 현재의 멤버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김광석은 젊은 나이에 홀로 이승을 떠나 ‘가객(歌客)’ 호칭을 얻었고, 김창기는 정신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
“음반 내기가 무서웠다고 할까요, 주저해왔어요. 승자독식(勝者獨食)의 시장에서 다양한 색깔의 음악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았고… 그래서 늦어졌지요.”(박기영)
“그래도 음반을 내야 했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이니까요. 오랫동안 회피해온 감이 있지만….”(유준열) 멤버 중 유일하게 회사원(무역회사 부장)인 유준열은 “음반 마무리작업 때문에 40시간을 한숨도 못 잤다”며 꺼칠한 모습이었다.
새 음반 ‘아홉번째 발자국’의 부제는 ‘우리가 지금보다는 조금 더 수줍던 날의 이야기’다. 동물원은 이 음반을 CD 9000장, LP 999장만 찍기로 했다. 모든 음반에 일련번호를 매기고, 예매하는 사람에겐 원하는 번호의 음반을 주기로 했다. 1만장 이상 주문이 들어와도 더 찍지 않기로 했다.
“인터넷으로 음악을 공짜 다운로드받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되면서 CD를 사서 음악감상하는 사람은 미련한 일이 돼버렸잖아요. 한정판을 만든 건, 그렇게 음악 듣는 사람이 결코
미련한 게 아니라는 믿음을 주고 ‘소장 가치’란 걸 알려주고 싶어서예요.”
판화가 이철수가 음반 해설지의 각 노래별 페이지마다 자신의 판화작품을 쓰도록 허락했고, 음반표지와 CD 디자인을 위해 판화작업을 해주었다. “우리 음반이 몇 장 이상 찍지 않는 판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무작정 찾아가 부탁드렸죠. 그랬더니 ‘다음에 우리 마을에 꼭 한번 공연 오라’는 조건으로 다른 사례 없이 해주셨습니다.”
앨범은 CD 2장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 CD엔 새 노래 9곡이 실렸다. 대개는 예전에 써둔 곡들로, 이번 작업을 위해 손보고 고친 노래들이다. 두 번째 CD는 김광석이 불렀던 ‘새장 속의 친구’ 등 현 멤버들이 작곡하고 다른 사람이 불렀던 노래 9곡이다. 유준열이 쓴 게 7곡, 박기영 6곡, 배영길 5곡이다.
가만히 귀기울이면 바로 ‘너와 나’의 이야기인, 동물원 특유의 가사들이 여전하다. “넌 나를 만나서 쉽지 않은 나를 견디며/ 감싸주고 그렇게 곁에 있어주었지/ 세상에 내가 태어나 제일 잘한 건/ 너를 만난 것”(세상에 내가 태어나 제일 잘한 일), “아주 오래된 색바랜 사진/ 낯선 아이 하나 날 보고 웃죠… 거울에 비친 내 모습에선/ 다시는 찾을 수 없죠.”(수줍던 날의 이야기).
“대중음악은 음악과 문학이 절반씩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너무 가사가 홀대받는 시대죠.” 박기영은 “가사를 쓸 때 묵혀둔 일기 쓰는 기분으로 쓴다”고 했고, 유준열은 “옛날 앨범을 뒤적거리다가 가사를 쓰기도 한다”고 했다.
세 사람 모두 이제 사십 줄에 접어든다. 배영길이 가장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그는 “이번 음반이 앞으로 나이 더 먹어가면서 할 이야기들과, 이제껏 해 온 이야기들을 잇는 징검다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문의 (02)525-6929
(한현우기자 hwha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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